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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병의 종류

작성자 닥터코리아 조회수 4679
정신분열병의 종류

정신분열병은 독립된 하나의 질병으로 보기 보다는 큰 하나의 질병 군으로 생각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또 시대에 따라 여러 가지 분류방법이 있어 왔지만 최근에 사용되는 분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1)편집형(paranoid type), 2)황폐화형(disorganized type), 3) 긴장형(catatonic type), 4) 미분화형(undifferentiated type), 5) 잔류형(residual type)의 다섯가지입니다.

이제 각각의 예를 들고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편집형 정신분열병(schizophrenia paranoid type)
피해망상과 과대망상을 주 증상으로 하는 정신분열병으로 다른 종류의 정신분열병보다 늦게 발병하는 경향이 있어 일반적으로 20대 후반이나 30대에 발생한다. 병이 생기기 이전에는 비교적 사회생활에서 제대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던 경우가 많다.
다른 종류의 정신분열병에서 보다 정신기능, 감정반응 및 행동면에서 퇴행하는 정도가 가볍다.
증례)27세의 남자가 약 5년 전부터 "누가 자기를 미행한다" "방에 도청 장치가 되어있다" 고 하면서 "아마도 내가 크게 될 인물이기 때문에 미리 정부에서 견제를 하는 것이다"라고 말을 하곤 했다. 급기야 어느날, 자기 뒤에서 클락션을 울리는 자동차를 마구 부수려고 하는 등의 난폭한 행동을 하여 운전기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응급실로 후송되었다. 환자는 경찰에게 "저 차 운전사가 안기부원인데 항상 나를 따라 다니면서 귀찮게 하여 혼내 주려고 했다"고 하면서 "나는 10년 뒤에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기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저 사람들이 미리 견제하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응급실로 후송된 환자는 계속 혼잣말을 하면서 주위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으며, 의사에게 "지금 내가 이곳으로 온 것이 전세계 매스컴에 알려져서 이제 각 나라의 기자들이 몰려올 것이다" 라고 하면서 "나는 세계와 신경망이 머리 속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 있어도 다 느낄 수 있고, 들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상한 말을 함에도 불구하고 옷차림은 비교적 단정한 편이고, 위생상태도 좋아 보였다. 최근의 일들에 대한 기억능력과 지적능력도 잘 유지되고 있었다.
응급 입원된 뒤 보호자가 방문하여 자세히 환자에 대한 정보를 주었다.
환자는 전문대학을 다닐 때까지는 별반 이상한 점이 없었고 다만 사람들을 잘 사귀지 못하고, 항상 얌전하고 소심한 편이었다고 한다. 공부는 항상 지나칠 정도로 열심히 하는데도 불구하고 성적은 좋지 못했다고 한다. 성격은 꼼꼼하고 세밀한 면이 있었으며, 대학 졸업 후 직장을 못 구해 한동안 고민을 많이 하는 것같더니 이렇게(?)됐다고 한다. 그간 여러 병원에서 입원 치료도 받아 보았으나 조금 나은 듯하여 집에 데리고 오면 퇴원과 동시에 약을 안 먹어서 치료가 제대로 안되었다고 한다. 현재도 자기가 병이 없다고 하며, 병원 얘기만 하면 난폭한 모습을 보여 병원에 데려 올 수도 없었다고 한다.

황폐화형 정신분열병(schizophrenia disorganized type)
기본적인 양상은 붕괴된 언어 및 행동과 이에 동반되는 부적절한 감정표현이다. 행동양상의 붕괴는 일상적인 일(목욕, 옷차림, 식사등등)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일어난다. 망상이 있다고 해도 단락적이고 지리멸렬한 양상을 보인다. 기본적인 인지기능의 장애가 잘 동반되며, 일단 병이 발병한 뒤에는 과거의 건강했었던 모습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대개 다른 형태의 정신분열병에서 보다 더 어린 나이
에 생기고, 병전 성격이 건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예후가 나빠서 치료에 반응없이 계속 악화되는 경과를 밟는다.
증례)20대 초반의 여자 환자가 지저분하고 이상한 모습으로 병원에 입원하였다. 병원에 오기 전 환자는 "창자가 썩어서 밥을 먹으면, 먹은 밥이 입에서 항문으로 직접 떨어진다. 그래서 먹어도 소용이 없다" 고 하면서 며칠간 밥을 안먹었다고 한다. 혼자 중얼거리다가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웃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했고 ,밤낮이 바뀐 채 생활을 했고, 전혀 주위 사람의 시선에 신경을 안 써서 아무 곳에서나 옷을 벗
고 용변을 보거나 심지어 방에서 이불에다 소변을 보고 이를 덮고 자기도 했다고 한다. 입원 뒤 환자는 전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로 구석에 웅크리고 있거나, 알아 듣지 못 할 말을 계속 하기도 하고, 의미없는 손동작을 반복하였다. 머리에서 불이 난다며 찬물로 머리를 적시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했으며, 이를 못하게 하자 젖은 걸레를 머리에 감고 있은 적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있는 것도 아랑곳없이 옷을 벗고 자신의 성기를 노출시키거나, 만지는 일이 자주 발견되었다. 소변을 보고 나서 소변을 눈에 찍어 바르거나, 대변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등의 행동을 보였으며 이 모든 행동이 거의 예측을 할 수 없었다. 과거력 상 환자는 중 3학년때부터 "아이들이 자기를 따돌림한다." "내가 선생님을 사랑한다고 소문이 났다." "내 몸에서 이상한 악취가 나서 사람들이 피한다."는 등의 이상한 얘기를 하기 시작하여 그 이후
학교도 못 다녔다고 한다. 환자의 아버지도 현재 만성 정신분열병으로 20년 넘게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도 환자는 계속 엉뚱한 행동을 하면서 지내며, 급기야 근래에 와서는 "자기가 못 생겨서 싫다. 이뻐져야겠다"고 하면서 색깔이 이쁜 종이를 똘똘 말아서 먹기 시작했고, 그 일로 환자는 장이 막혀 수술을 3차례 하였으며, 그때마다 장을 틀어막고 있는 엄청난 양의 종이를 끄집어 냈다. 그러나
아직도 환자는 감시 소홀을 틈타 이쁜 색깔의 종이를 찾아다니고 있다.

긴장형 정신분열병(schizophrenia catatonic type)
정신분열병 중에서 가장 예후가 좋은 형태로 기본적인 양상은 두드러진 정신활동(psychomotor)능력의 변화이다. 이는 정지된 자세(motoric immobility-catalepsy, waxy flexibility), 과도한 행동, 극단적인 거부증(negativism), 의도적인 이상한 행동(peculiarities of voluntary movement), 말 따라하기(echolalia), 행동 따라하기(echopraxia)등이 속한다.
심한 기민 상태(stupor)나 흥분 상태에서는 타인이나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주지 않도록 잘 보살펴야 하며, 이때 환자는 영양부족, 탈진, 체온상승, 자상(self-inflicted)의 가능성이 높다.
진단에 앞서 반드시 이런 경우가 생길 수 있는 약물 중독이나 내과적인 질병이 배제되어야 한다.
증례)18세의 여학생이 들 것에 실려 응급실로 방문했다. 7일전 원래 사이가 안 좋았던 부모가 한바탕 싸우고 나서 이혼하기로 했다는 소리를 듣고 밤새고 울더니 다음 날 아침부터 말도 않고, 먹지도 않고, 죽은 듯이 누워만 있고, 그러다가 장승처럼 우두커니 몇 시간동안 서 있고, 같은 자리를 몇 시간동안이나 뱅뱅 도는 것을 반복하는 등 이상한 행동이 계속되어 병원으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입원 뒤에도 환자는 계속 침대에 누워만 있었고, 밥먹는 것도 거부하고, 누운 채로 대소변을 보며, 꼬집어도 반응이 없고, 치료자가 손을 들어 불편한 자세를 만들어 주어도 그 자세를 그냥 유지하고 있기도 했다. 그러다 그 다음 날 저녁무렵부터 갑자기 흥분을 나타내며 잠도 안자고 ,밤새 이상한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고, 자해를 하려 하여 안정제를 주사해야만 했다. 결국 많은 양의 약물이 투여되었으며 약 5일이 경과되면서 환자의 상태는 점차 호전되어, 3주정도 지난 후부터는 자신의 증상을 알고 주위 사람에게 미안해 하기도 하였다.

미분화형 정신분열병(sdhizophrenia undifferentiated type)
일반적인 정신분열병의 중상을 나타내면서도 어느 한 형태로 특징적으로 구분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즉 몇 개의 증후군을 동시에 나타내는 경우이다. 가장 흔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증례)우리가 길을 가다가 간혹 볼 수 있는 남루한 옷차림의 배회하는 사람을 볼 경우가 있다. 행색은 아주 지저분하고, 여름인데도 외투를 입고, 마후라를 목에 두르고 있으며,옷도 몇 겹으로 끼워 입은 채로 다닌다. 말을 시켜본 적은 없겠지만, 만약 시켜 보면 일단 피하려 하다가 이야기를 할 것이다. 엉뚱한 얘기를 하면서 자신을 신이나 왕으로 생각하고, 때론 그것을 강력하게 주장 하기도 한다. 지구의 종말을 걱정하기도 하며, 외계인과 자신의 특별한 관계를 설명하려고 한다. 나하고 얘기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다른 사람이 옆에 있는 것처럼 혼잣말을 한다. 그 사람이 말을 열심히 하는 것같지만 어떤 것은 알아들을 수 조차 없다.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집어 먹으며, 씨커먼 손으로 지저분한 봉지에서 꺼낸 빵을 먹기도 한다. 물론 절대 나에게 권하지 않고 혼자 먹는다. 걸음걸이가 조금 어색해서 관찰해 보니 보도 블록 사이사이의 금을 행여 밟을세라 용케도 피해서 걷고 있었다. 그 사람 왈 "내가 만약 금을 밟으면서 걸어가면 다른 사람들이 다 죽는다." 왜냐고 묻는 말에 "그냥 그렇게 된다"고 한다. 지저분한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피해가고 있었지만, 이 사람 역시 사람들을 경계하듯이 힐끔힐끔보며 피해가고 있었다. 대학을 나왔다는 그의 말을 믿기는 어려웠지만 그 사람의 마지막 물음이 나를 기가 막히게 했다.
"당신 뭐하는 사람인데 화성까지 따라와서 나를 괴롭혀?"

잔류형 정신분열병(schizophrenia residual type)
정신분열병을 앓고 난 후의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쉽게 얘기하자면 나사 하나 풀려 있는 듯한, 좀 엉뚱하고, 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맞는다. 감정이 약간 어색하고 그 변화의 폭이 제한되어 있으며, 다소 비논리적인 사고나 연상의 이완을 보이는 정도의 증상만을 가지고 있다. 대개의 경우 사회 생활에 적응이 잘 안되며 따라서 직장 생활을 잘 못하고, 만약 했었다면 짧은 기간을 다니다가 그만둔 경력이 있다.
스트레스에 약해 때로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간혹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인간관계의 범위가 제한되어 있어 가족 외에는 만나는 사람이 거의 없이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외 특별한 경우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정신분열병의 증상을 보이면서 그 기간의 차이로 정신분열병이라는 진단을 못하는 경우****

단기 정신 장애(Brief Psychotic Disorder)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이 1일이상, 한달이하인 경우
정신분열양 정신병(schizophreniform disorder)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이 한달에서 6달 사이인 경우

어떤 증례는 오래 전 이병윤 선생님이 지으신 정신의학 교과서에서 퍼왔습니다.